1천만 원으로 투자를 시작한다면? 경제 전문가가 말하는 의외의 진실 4가지

최근 투자 시장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합니다. 많은 사람이 "현금은 쓰레기"라는 말에 동조하며, "내 계좌에 현금이 남아 있는 게 너무 초조하다"고 토로합니다. 주식이든, 채권이든, 금이든 무언가 사지 않으면 뒤처지는 듯한 불안감이 팽배한 시기입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잠시 멈춰 서서 투자의 기본 원칙을 점검해야 합니다. 섣부른 예측과 군중심리에 휩쓸린 투자는 혹독한 대가를 치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신한은행 오건영 단장의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많은 투자자가 간과하기 쉬운, 그러나 반드시 알아야 할 역설적인 진실 4가지를 소개합니다.


"미국이 금리 내리면 채권 사라?"…절반만 맞는 이유

'미국 연준이 기준 금리를 내릴 것이니, 지금이 채권 투자의 적기'라는 말을 흔히 듣습니다. 하지만 오건영 단장은 이 공식이 항상 정답은 아니라고 지적하며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 이유를 이해하려면 먼저 채권의 원리부터 알아야 합니다. 채권은 '중도 해지가 안 되는 정기예금'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연 3% 금리로 10년 만기 예금(채권)에 가입했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런데 바로 다음 날 시장 금리가 연 5%로 올랐습니다. 이제 시장에는 당신의 3%짜리보다 훨씬 매력적인 5%짜리 예금이 넘쳐납니다. 당신의 3% 예금은 인기가 없어졌고, 누군가에게 팔려면 1억 원짜리를 8천만 원에 넘기는 식으로 손해를 봐야 합니다. 반대로 시장 금리가 1%로 내려가면, 당신의 3%짜리 예금은 귀한 몸이 되어 웃돈을 받고 팔 수 있습니다. 이것이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이 오른다는 원리입니다.

하지만 이 간단한 공식이 현실에서 통하지 않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한국은 이미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려놓은 상태입니다. 미국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때, 우리는 이미 경기를 고려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했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미국이 금리를 내려도 한국의 시장 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여력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둘째, 시장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미리 가격에 반영합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정보는 소수만 아는 비밀이 아닙니다. 수많은 시장 참여자가 이 기대를 채권 가격에 미리 반영하기 때문에, 막상 금리 인하가 발표되었을 때는 기대만큼의 가격 상승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섣부른 예측보다 시장의 복합적인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초보 투자자의 1천만 원, '포르쉐'가 아닌 '중고차'부터 시작하세요

1천만 원의 종잣돈을 가진 투자 초심자에게, 세간의 지혜는 '될성부른 한 종목'을 찾으라고 말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오건영 단장의 조언은 그 정반대를 향합니다. 하나의 유망한 종목에 '올인'하는 대신, 20~30개의 다양한 ETF(상장지수펀드)에 소액으로 나누어 투자하라는 것입니다.

이 전략의 목표는 단기간의 높은 수익률이 아닙니다. 바로 '학습'과 '경험'입니다. 오 단장은 이를 '초보 운전자가 포르쉐가 아닌 중고차로 운전을 배우는 것'에 비유합니다. 처음부터 비싼 포르쉐를 몰다 사고를 내면 큰 손실을 입지만, 중고차로 충분히 연습하면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도로 상황에 대처하는 법을 익힐 수 있습니다.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적은 돈으로 2021년의 초강세장, 2022년의 하락장, 그리고 2023-24년의 차별화장을 모두 겪어보는 경험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 됩니다. 이때 발생하는 약간의 손실은 실패가 아닌, 성장을 위한 '수업료'입니다.

우리가 차를 산다고 생각을 해 보죠. 초보 운전자예요. 처음 차를 사는데 포르쉐를 사야 될까요, 중고차를 사야 될까요? ... 1천만 원일 때 연습해 보는게 나을까요, 10억일 때 연습 시작하는게 나을까요?

이 '중고차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는 세 가지 핵심 원칙을 따라야 합니다. 바로 자산의 분산(주식, 채권, 대체자산), 지역의 분산(한국, 미국, 유럽 등), 그리고 통화의 분산(원화, 달러 등)입니다. 이 원칙에 따라 다양한 ETF를 담아보며 시장의 움직임을 몸소 체험하는 것이 1천만 원을 가장 값지게 쓰는 방법입니다.


'안전 자산' 채권의 배신? 만기가 길수록 주식만큼 위험합니다

채권은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기까지 보유하면 약속된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안전성은 채권의 '만기'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만기가 아주 긴 장기채권(예: 30년 만기 국채)을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고 투자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금리 변동에 따라 가격이 주식처럼 매우 크게 움직입니다. 오 단장의 설명에 따르면, 30년 만기 채권은 10년 만기 채권의 '레버리지 세 배짜리'와 같을 정도로 변동성이 클 수 있습니다. 이는 작은 연이율의 변화가 아주 긴 기간에 걸쳐 증폭되면서, 채권의 현재 가격에 불균형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이런 채권을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이는 더 이상 안전 자산이 아닌 '위험 자산'에 준해서 다루어야 합니다.

만약 "금리가 곧 내려갈 테니 30년 만기 채권으로 큰 수익을 내겠다"는 생각으로 투자했다가 반대로 금리가 올라버리면, 3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저주와 같은 손실을 감내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누가 채권이 안전 자산이라 했는가"라는 탄식이 터져 나오게 됩니다.


금을 사야 하는 진짜 이유, 경기 침체 때문만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이 금을 '경기가 나쁠 때 오르는 자산'으로만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 투자의 핵심은 그보다 더 근본적인 원리에 있습니다. 바로 '실질 금리'입니다. 실질 금리란 명목 금리(은행 예금 금리)에서 물가 상승률을 뺀 실제 이자율을 의미합니다.

금은 이자를 주지 않는 반면, 달러와 같은 종이 화폐는 이자를 줍니다. 만약 실질 금리가 낮아지거나 마이너스가 되면, 이자를 주는 종이 화폐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이자가 없는 금의 가치가 부각됩니다. 이것이 금 가격이 실질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이유입니다.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금 가격의 극적인 상승은 금 자체가 변해서가 아닙니다. 오 단장이 처음 은행에 입사했던 2003년, 금 가격은 온스당 300달러 수준이었습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그때의 금과 지금의 금 사이에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변했을까요? 바로 중앙은행이 마음껏 찍어낼 수 있는 '종이 화폐의 가치가 하락'한 것입니다.

이러한 가치 하락은 금융위기나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돈을 대규모로 찍어낼 때 가속화됩니다. 실제 금 가격 차트를 보면, 이런 위기 직후에 가격이 수직으로 뛰어오르는 '서전트 점프(sergeant jumps)'가 나타납니다. 따라서 금 투자는 단기 시세를 예측하는 행위가 아니라, 미래에 또다시 닥칠 위기에 대비하는 장기적인 보험의 성격을 갖습니다. 우리의 포트폴리오라는 여러 개의 '어항' 중 하나로 금을 반드시 담아두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당신의 '투자 어항'은 안녕하십니까?

성공적인 투자로 가는 여정은 눈앞의 수익을 좇는 것이 아니라, 나의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시장은 이미 모두가 아는 호재를 가격에 반영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첫 1천만 원은 '포르쉐'가 아닌 '중고차 포트폴리오'의 수업료로 여기며, '안전 자산'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거대한 위험을 경계하고, 금을 통해 종이 화폐의 필연적인 가치 하락에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오늘 살펴본 원칙들을 통해, 당신의 '투자 어항'을 어떻게 재구성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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